Date : 2022.11

Client : 월간커피




월간커피 11월호 '커피인터뷰' 


누구보다 커피찌꺼기에 진심인 사람.

그가 지닌 무한 긍정의 힘은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을 선사한다. 

전 세계 커피찌꺼기를 100% 재활용할 수 있는 날까지 그의 행보는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monthly__coffee



커피박 사업가 임병걸


누구보다 커피찌꺼기에 진심인 사람.

그가 지닌 무한 긍정의 힘은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을 선사한다. 

전 세계 커피찌꺼기를 100% 재활용할 수 있는 날까지 그의 행보는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Editor 허솔아 Photographer 박예진



자기소개와 '커피큐브'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커피큐브 대표 임병걸이다. 커피찌꺼기를 재자원화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고로 커피큐브의 '커피'는 마시는 커피가 아니라 커피찌꺼기를 의미한다.

'큐브'는 아이들이 비누나 몸에 좋지 않은 상품 대신 네모난 커피점토로 미술 활동을 하길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커피점토로 건강을 해치지 않는 천연 상품을 제작하고 취약 계층의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고령화 친화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커피박 업사이클링을 실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대학에서 화학 공학을 전공하고 회사에 다니던 중, 한 카페에서 우연히 커피찌꺼기를 제공하는 걸 봤다.

그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재활용 개념이 잘 잡혀 있지 않은 시기였다. 아무도 가져가지 않더라. 

그래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기 시작했다. 국내에는 자료가 없어서 

외국 문헌을 찾아보고 직접 번역해서 블로그에 올렸다. 이후 여러 방면으로 연구해서 커피점토를 개발하게 됐다.



커피큐브가 추구하는 '커피박 순환 경제'란 무엇인가?


우리는 순환 경제와 재활용의 개념을 다르게 본다. 

커피큐브의 모든 상품은 땅에 버려지거나 퇴비가 되더라도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고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이것이 바로 순환 자원이며, 이러한 사업에 순환 경제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2차 폐기물이 발생하는 상품으로는 진정한 순환 경제를 이룰 수 없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순간이 있었는지.


개발을 시작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약 11번 정도 이사했다. 

처음엔 집 거실이나 지하 방에서 커피찌꺼기를 말렸다. 공간이 좁아지면 옥상으로 올라갔다. 

커피찌꺼기가 바람을 타고 옆집으로 날아간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지만 당시엔 전혀 힘들지 않았다. 

그러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커피큐브를 설립하고서 상황은 달라졌다. 

더 이상 급여를 받는 회사원도 아니었고 지원 사업도 많이 없을 때여서 힘든 시기가 계속됐다. 

이후 7년 동안 재정적으로 힘들었지만 그 부분만 제외하면 버틸 수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을 믿고 꾸준히 하면 일어서게 되는 시기가 반드시 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15년동안 이 일을 해왔는데 지금도 여전히 늘 새롭고 재밌다.



축제에서 커피점토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시민의 반응은 어떠한가?


처음엔 커피점토로 만든 작은 모형을 카페에 선물하고 지인들에게도 나눠줬는데 모두가 정말 좋아했다.

그러다 일반인들의 반응도 궁금해서 강릉커피축제에 참여했다. 부스도 몇 개 없을 때였지만 반응이 뜨거웠다.

축제 첫날 왔던 사람이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우리를 찾아와 주더라. 피드백을 주는 이도 있었고 

어떻게 커피찌꺼기로 점토를 만들 생각을 했냐며 칭찬하는 사람도 있었다. 

강릉커피축제에는 지금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대중의 반응은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커피큐브의 해외 진출 현황을 말해달라.


현재는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일본과 교류 중이다. 그중 뉴질랜드와 캐나다는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이기도 하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사업적인 부분에서도 

가격보다는 재자원화의 의미를 더 우선으로 여기더라. 우리와 거래하는 대부분의 국가는 

제조 기술을 배워 그곳에서 발생하는 커피찌꺼기로 상품을 생산하고, 일본만 유일하게 우리가 만든 상품을 수입하고 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만 지역 선순환 구조의 관점에서 바라볼 땐 커피찌꺼기가 발생한 지역에서 순환되는 것이 가장 좋다.



커피박 재활용 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


올해 3월, 커피찌꺼기가 순환 자원으로 인정됐을 때다. 커피점토로 재활용이 가능해져 어떤 상품이든 제작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커피찌꺼기가 생활 폐기물로 분류됐고 수거를 한다고 해도 퇴비나 사료로만 만들 수 있는 제약이 있었다. 

정말 오랫동안 애타게 기다린 결과다. 15년동안 커피박 사업을 알리기 위해 실천했던 노력이 법 개정에 도움이 된 것 같아 벅찬 마음뿐이다.



ESG 경영에 주목하는 커피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대부분 커피큐브 매출의 절반 이상이 커피산업과 연관돼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커피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매출의 10%도 되지 않는다. 

아직 국내 커피전문점들은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 큰 기업일수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더불어 관심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재활용 되는 과정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품으로 만들어 사업 영역에서 가져가는 것은 그다음 일이다.

'스타벅스'의 경우 수거한 커피찌꺼기를 비료로 만들고 필요한 지역에 무료로 나눠준다. 

그러나 비료를 만드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기때문에 활동이 지속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결국엔 순환 없이 단일성으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피찌꺼기에 돈을 들여야 한다면 그저 처리만 할 것인지, 

상품으로 만들어 순환 구조를 만들 것인지 고려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커피박 테마파크를 조성하기 위해 몇 년간 준비 중이다. 

미래를 끌어나갈 아이들이 '커피찌꺼기는 더러운 게 아니라 깨끗한 자원이구나'라고 생각하게끔 

여러 체험 공간을 만들고 싶다. 즉,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비록 크나큰 기술은 아닐지라도 전 세계로 널리 알려져 커피찌꺼기가 모두 재활용됐으면 한다.